[JIFF2009] 숏!숏!숏!

영화보기/JIFF2009 2009. 5. 5. 21:59
숏!숏!숏!(Short!Short!Short!, 2009) (5/3, 14:00, CGV4, 110min)

삼인삼색, 불면의 밤과 함께 JIFF를 대표하는 영화로 떠오른 숏숏숏.
예전에 <여섯개의 시선>이 4회 때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던 전례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 처음 도입된지 3년만에 개막작의 위치까지 차지하게 된 걸 보면 나름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자 노력하는 JIFF 제작측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단편 옴니버스라는 점에서 삼인삼색과 비교되지만, 숏숏숏에서 제기되는 참신성과 발랄한 상상들에 삼인삼색에 매여있던 호감이 이쪽으로 움직여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손정평 감독의 <너의 의미>는 이러한 움직임을 예고하는 첫번째 징표였다.) 여섯개의 시선이 인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 숏숏숏은 요즘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돈'이라는 것을 소재로 하여 열 개의 작품을 하나로 관통하고 있다. 이름도 거창한 '황금시대'인데, 다분히 개봉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음을 짐작케 한다. 9월에 극장 개봉 예정이며 <워낭소리>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을 상기해보면, 성공할 만하다고 본다. 각 작품의 완성도도 훌륭하지만 열 개의 영화들이 돈을 주제로 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들의 호흡과 배치 역시 탁월하다.



유언 - 최익환 감독
돈이 없어서 살 수도 없고 돈이 없어서 죽을 수도 없다. 돈이 없어서 신뢰도 없고 돈이 없어서 꿈도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돈이 없어도 사랑은 있다.

담배값 - 남다정 감독
돈이면 해결불가능이 없다고 믿는 언론. 그들이 맞닥뜨린 처절한 리얼. 

동전 모으는 소년 - 권종관 감독
돈에 의해 멍들어가는 순수의 시대.
돈에서 벗어나 웃을 수 있었던 자, 다시 돈에 의해서 울고, 결국은 돈으로 응징한다.

불안 - 이송희일 감독
마지막 장면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지옥으로 향하는 소용돌이 한가운데 서있는 현대인의 초상.

톱 - 김은경 감독
주안의 아름다운 모습만이 기억날 뿐. 공포 컨셉으로 가지 않았으면 더욱 흥미로운 작품이 되었을 거라는 느낌이 든다.

Penny Lover - 김성호 감독
태어난 해가 적힌 동전은 사람에게 기묘한 의미를 던져주곤 한다.
예전에 스물 두살인가 스물 네살쯤의 생일에, 내가 태어난 해의 100원짜리를 내 나이만큼 받은 적이 있었다.
한동안 쓰지 않고 고이 보존하고 있었지만, 잔돈이 필요한 순간마다 하나둘씩 꺼내어 쓰곤 했는데,
결국 마지막 100원짜리가 빠져나가는 순간 나의 젊은 날도 모두 흩어지고 말았다..

가장 빨리 달리는 남자 - 채기 감독
역설적인 제목 속에서 나타나는 이 시대의 아픈 모습.
보이지 않지만 그들은 숨쉬고 있다.

시트콤 - 양해훈 감독
경제논리로 점철된 지금 세상의 모습은 한 편의 재미없는 시트콤. '다음 이시간에 계속'은 사절합니다.

자유청년 - 윤성호 감독
리얼 다큐의 형식을 따른 벼락부자의 이야기. 모든 사람들의 꿈, 모든 사람들의 악몽. 

백 개의 못, 사슴의 뿔 - 김영남 감독
조은지가 나오는 영화라서 재미있게 봤는데, 사실 내용은 잘 기억에 남지 않는다.
사장의 찌질한 모습과 리트리버의 모습만 떠오를 뿐.



(나름대로 평점 : ★★★★☆, 5개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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