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2009] 굿바이 솔로

영화보기/JIFF2009 2009. 5. 5. 21:58

굿바이 솔로(Goodbye Solo, 2008) (5/2, 20:00, 전북대문화관, 91min)



이미 이름난 감독들이 아닌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미국 감독들은 현대 미국사회의 모습을 다루는 리얼리즘에 경도되어 있는 경향을 보인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가지고 이를 묘사하고 재해석하려는 시도는 각광받아야 할 일이다. 이러한 감독들 중 최전선에 서 있는 감독이 이란에서 날아온 라민 바흐라니이다. 이미 <카트끄는 남자>와 <불법 카센터>를 통해서 주목받고 있는 이 감독은 이번에는 세네갈 출신의 흑인 남자와 나이든 백인 남자를 등장시켜 사람 사이의 소통과 우정에 대해 카메라를 대어 보여주고 있다.


힘든 현실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항상 긍정적인 시각으로 삶을 살아나가는 택시기사 솔로와 드러나지 않은 사연을 마음 속에 품은 노인 윌리엄이 우연히 택시에서 2주 후 블로잉 록이라는 곳에 거금을 지불할테니 데려다달라는 거래를 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대번에 노인이 삶을 마감하려고 한다는 것을 눈치챈 솔로는 여느 다른 사람과 달리 오지랖넓게 윌리엄의 삶에 개입하여 그를 말리고 나아가 바꿔보려고 한다. 솔로라는 인물에게 사람이란 이미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솔로의 가족과 일상을 조금씩 공유하며 마음을 열어가려는 윌리엄의 모습에서 희망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결국 그는 고집불통에 쉽게 마음을 바꾸지 않는 노인일 뿐이다. 일련의 사건들 이후로 정해진 운명의 날에 결국 솔로와 윌리엄은 블로잉 록에 함께 서 있게 되고, 블로잉 록 꼭대기에서 나뭇가지를 던지는 솔로의 모습은 타인과 쉽사리 소통할 수 없음에 괴로워하고 두려워하는, 하지만 또 일말의 희망을 가슴 깊숙히 품고 살아가는 현대 우리사회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 장면은 우리 시대 소통의 어려움과 인간이 가진 가치에 대한 물음을 남겨주기 때문에 더욱 가슴 먹먹한 채로 남는다.



나름대로 평점 : ★★★★ (별 5개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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