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2008] 전주 3일차

영화보기/JIFF2008 2008. 5. 4. 15:51

이틀 동안 내내 덥더니 드디어 오늘 오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일기예보를 듣고 우산을 챙겨오기 잘했지...

이틀 연속 불면의 밤을 보아서인지 정신이 없다.
14시 영화였던 '스트리츠'를 볼 때 3분의 1은 졸았던 거 같다.
다행히 익숙한 성장영화여서 전체적인 내러티브를 읽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그래도 영화제에 와서 영화를 보다가 졸게 되면은 자괴감이 들곤 한다.

현경이가 올라간 다음에 외로움이 부쩍 늘었다.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는 혼자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는데,
혼자 남게 되니 다들 몰려다니거나 쌍쌍이 다니는 것 같다.
매년 혼자 다니는 일에는 이력이 났지만, 그래도 올해는 조금 우울하다.

9회째의 영화제는 그만큼 장점도 문제점도 한층 증폭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발전한다는 것은 그만큼 혼란을 야기하기 마련이다.
시스템이 정착되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관객들의 수준은 톱니바퀴(혹은 파도)와 같은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영화제가 진행됨에 따라 어느 정도 일정궤적에 오르면 새로운 뉴비관객들의 유입으로 인해
급격하게 원위치로 떨어져간다.
매년 말이 나오고 있고, 매년 사람들은 짜증을 내고 있지만 역시 그만큼 매년 무개념관객들은 전주로 유입된다.

나의 저질체력이 앞으로 삼일간 잘 버텨낼 수 있을까.
졸업생 총무질까지 맡아서 머리속이 복잡하다. 젠장.
마음같아서는 접고 올라가고 싶기도 한데, 매년 해왔던 습관과 예매해둔 표를 생각하며
가오잡고 영화의 거리를 거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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