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워낭소리

아마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다큐신화를 쓴 것은 다름이 아니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국산소고기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모습 때문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기존에 만들어졌던 다큐들과 비교해 볼 때 별로 나은 점도, 뛰어난 점도 없는 영화이지만(오히려 군데군데 의도되고 작위적인 모습들이 드러나서 불편하기도 했지만) 어려운 시절에 우리의 뿌리, 그러니까 농촌을 돌아보며 나이듦에 대한 작은 고찰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매력적인 요소가 있다. 하지만 시대적인 흐름상 FTA와 미국산쇠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부합되고 이러한 것들이 우리의 전통적인 가치에 대한 도전을 이루어냄으로써 훼손시킬지도 모른다는 위협이 잠재적으로 깔려있다는 점에서 2000년대 후반의 이 독특한 시대상황이 걸맞으면서 소위 대박을 터뜨리지 않았나 싶다. 지나치게 나이든 소와 또 한평생 농사일만을, 그것도 가장 우직한 방법만을 완고하게 고수하면서 살아온 한 노인을 대비시키면서, 그러한 삶의 전부였던 소를 상실함으로 향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아련한 정한을 잘 그려냈다는 점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울러 습관처럼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할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할머니에게 화이팅!!

나름대로 평점 : ★★☆ (별 5개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