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을 찬함

영화보기/Pifan2010 2010. 7. 17. 15:34
7월 15일부터 25일까지 하는 2010부천빤타스틱국제영화제.
예매 때부터 영화제측에서 천인공노할 개진상짓을 피워서 빡치게 하였지만, 그래도 무사히 예매를 마쳤고
이제 17일에서 19일까지의 일정을 위하여 부천에 왔다.
장마철영화제답게 내가 갈 날이 되니까 딱 맞추어서 장마가 시작되었다.


부천영화제가 열리는 부천시청 인근을 가기 위해서는 집앞에서 바로 가는 2300번 빨간색 광역버스가 있다.
이것을 타면 1시간 좀 안걸리게 도착하고, 배차간격은 30분이었다.
2시 영화를 보기 위하야 12시 10분쯤에 집에서 나와따. 아아...여유있는 출발의 산뜻함!!

아현동주민센터 정류장에는 버스도착정보를 알리는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정류장에서 노선정보를 보니 내가 가는 날에 딱 맞추어 배차간격이 60~85분으로 연장되어 있었고
전광판에는 2300버스가 '출발지 차고 대기중'이라고 써 있었다.
2300번의 출발지는 인천 연수동이고 여기를 출발한 버스가 서울시내까지 돌고서 마포로 와야 겨우 탈 수 있는 거시여따.
조또....
뿐만 아니라 2100,2400,2500번 버스 모두 '출발지 차고 대기중'이라는 메시지가 떠 있었는데,
그 와중에 2400번과 2500번은 5분 후에 정류장을 지나가는 거시여따... 뭐지...
아무튼 개같은 도착시간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접고 2300을 기다리는데 시간이 갈수록 똥줄이 제대로 타들어가따.
이 때 시간이 12시 25분...
머리를 굴려서 시내버스를 타고 조금만 가면 여의도환승센터에 갈 수 있고
거기서는 버스가 조낸 많으니 부천가는 버스가 조금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따.
마침 도착한 260번 버스를 타고 환승센터로 고고씽~
환승센터 도착해서 다시한번 전광판을 보니 여전히 2300번은 차고지에서 죽치고 있다고 한다. 우왕굳~

그래서 다른 노선을 찾아보니...
83번과 88번 버스가 부천으로 가는 버스여따.
예전에 회사에서 밤새 술마시고 인천 계산동에서 뻗어있다가 잡아타고 왔던 상콤한 기억이 있는 88번 버스를 선택하고
배차시간 8분의 쾌감을 느끼며 기다리니 1분만에 저멀리 88번 버스의 앞대가리가 보였다.
노선표를 보니 '부천시계(송내역)'정류장으로 가는 버스였고
영화제가 하는 곳은 송내역에서 가까운지라 여기까지 가면 어떻게든 영화관까지 갈 수 있게찌..하는 깔끔한 생각으로 42분 쯤에 버스를 잡아탔다.
하지만...이것이 바로 지옥으로 향하는 길이어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스 안에서 노선표를 보니 아....정류장이 조낸 많아따.
그래도 다행히 길이 안막혀서리 부천시계(송내역)정류장에 도착하니 13시 30분이었다.
버스 안에서 영화제 카달로그를 보니 송내역에서 출발하는 영화제 셔틀버스가 있다고 했다. 우오~ 조아~~~
자...언능 송내역으로 가자!!

....


송내역 어딨지???



....



뭐 초행길이니까 'ㅂ'
택시를 타면 되겠찌? 우훗~~ 난 돈만이니까~
택시가 네 대 연속 승차거부를 하였고 결국 도로표지판을 보며 송내역 가는 방향으로 처벅처벅 걸어갔다.
버스정류장에서 왜 '부천시계(송내역)'인지 알 수 있었다. 옘병...걸어서 10분이나 걸리는 거리구만~
어쨌든 복잡한 보도체계를 통해서 어찌어찌 가다보니 저 멀리 송내역의 간판이 보였다.
헐~ 조아~~ 셔틀버스 정류장 어디있음???



...


거기는 송내남부역이었다.
국철 1호선의 지랄같은 체계는 보통 역을 남북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었다는 거지..
송내역을 타고 뚫고 들어가서 역 터미널을 통해 북쪽으로 나왔다.
송내북부역으로 나오니 코앞에 보이는 Pifan 간이안내소. 굿~ 역시 관객을 배려하는 영화제라는 것인가....
가서 조낸 찐따같이 생긴 도우미한테 물어보니
길건너에서 셔틀을 타면 되긴 하는데 2시 영화를 보러 온거라면 그 버스 타면 1시 55분에 도착하기 때문에
택시를 타는 게 낫다는 나중에 생각하면 쓸데없는 어드바이스를 날리는 거여따.
어째뜬 코앞에 멀뚱히 서있는 셔틀버스를 쌩까고 택시를 잡으려 하였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다.
택시는 잡히지 않았다.
간신히 잡은 택시는 좌석에 앉으니까 인천가는 택시라고 내리라고 하였다.


거기서는 도저히 택시를 잡을 수 없을 거 같아서 차라리 셔틀을 타려고 하였다.
그런데 내가 타려는 기미를 느껴서인지 셔틀이 재빨리 출발해버리는 거여따.
차라리 가는 길에 택시를 잡자라고 생각하며 영화제가 열리는 프리머스 소풍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때 시간이 1시 52분 무렵... 운이 좋으면 택시를 타고 2시 직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택시에는 손님이 타고 있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저멀리 '소풍'의 간판이 보였고 시계를 보니 2시 6분이었다.
젠장...
뭐 1시 30분에 버스에서 내렸을 때 지나가던 택시 네 대 중 한대만 탔더라도 여유있게 도착했을 거라는 거지....


하지만 이 정도로 끝나는 거였다면 내가 제목에 '부천을 찬함'이라고 적지도 않았을 것이다.
부천 소풍은 과거 몇년동안 나에게 악몽을 안겨준 건물이었던 것이다.
(물론 나뿐만 아니라 부천영화제를 찾는 외지인들에게도 악몽이다.)

예전에 휑뎅그레하던 소풍은 킴스클럽이 들어서 있었다. 사람들이 빠글빠글~ 음 좋아...흥겨운 분위기.
소풍의 6층에 위치한 프리머스를 올라가기 위하여
엘리베이터를 세 번이나 잘못 탄 후에 안내데스크를 찾아서 겨우 제대로 된 엘리베이터를 탔던 것이다.
하나의 건물에 복합상가가 자리잡다보니 서로간에 연결통로 따위는 개무시하고 입점들을 한 거시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온몸에서 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피판 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은 2시 26분. 헐~~ 굿.
덕분에 2시 영화였던 '아메르'를 놓쳤다.
앞으로 부천영화제를 편하게 오려면 소풍 앞에서 내려주는 2300번을 타기 위해
영화 시작 4시간 전 쯤 출발해야 할 거 같다.
근데 전주영화제 갈 때에도 4시간 전 쯤 출발하는데.....   읭??


이미 몇년 동안이나 영화제때마다 가서 친숙한 프리머스 6층의 재료가 의심스러운 롯데리아에서
간신히 허기를 달래고 밖으로 나와서 PC방을 찾았다.
이 개판인 도시는 무슨놈의 건물배치를 이따위로 했는지
시청 바로 옆에 아파트와 백화점이 같이 놓여있었다. 심시티 오락 초보가 짓는 단지설계인 거지..
이러다 보니 상가 건물 하나에 학원과 교회와 안마방과 비즈니스클럽과 사우나가 공존하고 있었다.
물론 서울에도 이런 건물은 많지만 부천은 도가 지나친 거지...

부천시민들의 지리정보능력은 전국 최고수준을 자랑할 것이다.
이렇게 복잡한 동네에 살면서 어떻게 토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건지...
하긴 송내역에서 소풍 오는 길 곳곳에 오바이트 자국들이 있긴 하더군.
소풍 내에서는 다른 이들마저 헤매는 모습이 보이는데... 저들은 지리감각이 뛰어난 부천시민이 아닌 외지인일 거라는 생각을 해따.

아.... 빤따스틱....

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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