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심리검사
얼마전에 회사에서 했던 MBTI심리검사 상담을 받고 왔다. MBTI검사는 Jung의 이론을 바탕으로 해서 미국인 모녀가 만든 심리검사라고 하는데,(M과 B가 그 모녀이름의 이니셜을 딴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험과 시도로 인해 어느 정도 권위를 가지고 있는 검사이기도 하고, 인터넷 심리테스트를 제외한 공식적인 심리검사라는 것은 처음 받아보는 것이기에 공지가 나왔을 때 냉큼 신청해서 설문을 했었다. (질문이 90개가 넘는다...ㅎㄷㄷ) 학교다닐 때부터 MBTI의 명성은 우뢰와 같이 들어왔고, 캠퍼스에서 꽁짜로 시행해준다는 말에 한번쯤은 꼭 해봐야지하는 생각을 캠퍼스라이프 9년 동안이나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가
야간근무 끝나고 나름 쌔끈한
MBTI 검사는 4가지 선호지표에 의해 결과가 나온다.
1) 에너지의 방향은 어느쪽인가? [외향(E)-내향(I)]
2) 무엇을 인식하는가? [감각(S)-직관(N)]
3) 어떻게 결정하는가? [사고(T)- 감정(F)]
4) 채택하는 생활양식은 무엇인가? [판단(J)-인식(P)]
이 중에서 앞의 세 개는 선호도가 뚜렷하게 나왔지만, 마지막 네 번째 생활양식에 대해서는 다소 모호하기 때문에 상담하는 선생님이 나를 개별상담해보고서 진단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선생은 나를 계속 판단(J) 쪽으로 몰고가려고 했지만,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인식(P)쪽인 것 같다. 흠~
그러니까 결국 나라는 인간은 INTJ나 INTP, 둘 중 하나라는 거다. 각각의 간략한 성향은 다음과 같다.
과학자형
내향적 직관형
주기능 Ni, 부기능 T, 3차기능 F, 열등기능 Se
전체적인 부분을 조합하여 비젼을 제시하는 사람들
과학자, 이론가, 발명가, 독창가, 사고가 독창적이며, 창의력과 비판분석력이 뛰어나며 내적신념이 강하다
Key Words
독립적인 / 논리적인 / 비판적인 / 독창적인 / 체계적인 마음 / 확고한 / 비젼이 있는 / 이론적인 / 기준이 높은 / 객관적인 / 전체적인대체로 독창적이며 자기 아이디어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
관심을 끄는 일이라면 남의 도움이 있든 없든 이를 계획하고 추진해 나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회의적, 비판적, 독립적이고 확고부동하며 때로는 고집스러울 때도 많다.
타인의 감정을 고려하고 타인의 관점에도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이디어뱅크형
건축가
내향적 사고형
주기능 Ti, 부기능 N, 3차기능 S, 열등기능 Fe
비평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뛰어난 전략가들
건축가, 철학가, 과학자, 이론가, 조용하고 과묵하며 논리와 분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좋아한다.
Key Words
논리적인 / 회의적인 / 인지적인 / 초연한 / 이론적인 / 정확한 / 독립적인 / 사색적인 / 독창적인 / 자율적인 / 자기-결정에 의한조용하고 과묵하다.
특히 이론적 과학적 추구를 즐기며, 논리와 분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좋아한다.
주로 자기 아이디어에 관심이 많으나, 사람들의 모임이나 잡담에는 관심이 없다.
관심의 종류가 뚜렷하므로 자기의 지적 호기심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INTP성향에 대한 내용을 나베르를 뒤져서 좀더 찾아봤다.
여기서는 나베르 지식인 2의 내용이 더욱 나 자신에게 잘 맞는 것 같다. 좋고 나쁨을 떠나서 읽었을 때 좀더 편안한 기분이 드는 것 같다. 비슷한 성향을 나타내는 문구를 보면 편안한데 반해 반대성향의 문구들을 보면 숨이 막힌다. 물론 사회적으로 반대성향들이 더 환영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외향적이고 감정적인 그런 따뜻한 사람들 말이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 사이에만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완전 -_-;;
뭐 아무튼 대충 보면 '히키코모리 오타쿠'가 딱 INTP의 이미지인 거 같다. ㅋㅋㅋ

이러한 검사의 의미는 자신이 가진 기질을 이해하고 좋은 쪽은 살리고 부족한 쪽은 보완하라는 취지겠지. 상담 선생도 Jung의 말을 인용하면서 사람이 80살을 산다고 할 때 마흔까지는 자신의 천성대로 살지만 그 이후에는 편향된 선호도들을 중심화해가려고 자연스럽게 애쓰게 된다고 한다. (결국 그럼 사람이 나이들면 서로서로 비슷해지고 둥글둥글해진다는 의미??) NT 계열이었다는 상담선생도 자신의 T성질의 안좋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애쓴 결과 F성향이 조금씩 강해졌다고 털어놓았다. N계열인 걸 보면 선생은 심리상담가로서 직업선택을 잘한 거 같기도 하다.
한가지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는데, 선생은 나보고 INTJ기질인 것 같지만 설문결과가 왜 INTP와 헷갈리게 나올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추론을 해보았다. 맡고 있는 업무가 안전관리직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이동지역에서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적인 태도를 나도 모르게 지향하게 됨으로써 계획적인 J성향에서 융통적인 P성향으로 스스로를 변화시켜나갔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얼른 거기서 나와서 전략적이고 계획적인 부서에서 일을 해야 더욱 성취감을 느끼게 될 거라고 한다. 이러한 지표를 가지고 나의 업무와 생활패턴에 대해 설명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를 지니는 검사라고 생각이 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마 이렇게 하나하나 정보들을 만들어가다보면 알아나갈 수 있겠지. 죽기 전까지도 완벽하게 백 프로 알 수는 없겠지만.
INTP. 전세계 1%밖에 없는 레어 캐릭터이기도 하고, 웬지 마이너리티의 고귀함 따위가 느껴짐으로 인해 있어보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