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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한국 vs UAE 아시아최종예선 2차전
Redwall
2008. 10. 15. 22:30
4대1. 평가전 아닌 A매치 경기에서 오랜만에 나온 스코어다.
사실 사우디나 일본이 아닌 한 두 등급 아래의 아시아팀 상대로, 그것도 홈에서 이정도는 해주어야 하는게 맞다.
그동안의 한국 국대가 뭔가 어지러웠지만, 이제 궤도에 슬슬 오르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기였다.
이근호의 빠른 발이 돋보이는 경기였지만 공격 전반에서 한국팀을 뭐랄까... 하나의 클래스를 부여하며 견인한 존재는 단연 박지성이었다. 한국의 두번째 골을 넣기까지 그의 동작은 소위 공격본능이라는 이름 하나로 설명될 수 있다. 전세계의 많은 공격수들이 슈팅을 시도하고 골을 성공시킬 때 느껴지는 전형적인 냄새가 느껴지는 일련의 과정은 왜 그가 해외에서도 통하는지,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벌써 네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 설명해주고 있었다.
투톱으로 정성훈과 이근호를 세우고 양날개로 이청용과 박지성, 중앙 미들에 기성용과 김정우를 배치한 뒤 수비진에는 양쪽에 이영표와 김동진, 중앙에 곽태휘와 조성용이 서고 골키퍼는 정성룡이 보았다. 꽤 신구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좋은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알고보니 이미 우즈벡전에서 한번 시험가동한 전력이 있었다. 4-4-2는 다시 최근의 주요 진형으로 각광받고 있는 시스템인데, 우리 국대가 이를 체득해서 숙달하고 있는 모습이 승리와 더불어 아울러 흐뭇했다.
오랜만에 거둔 4:1의 승리. 한국축구가 과거와 같은 어떤 임팩트는 줄어들었지만, 이러한 조화로운 축구를 이루어나가고 있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볼 때 오히려 더 반가운 일이다. 오늘, 재미있었고 잘했다.
p.s) 오늘 MBC의 중계를 보았는데 화질이 너무나도 깨끗하고 좋았다. 진짜 축구볼 맛 제대로 났던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