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 력!! 2★☆

이지연, 강수지, 하수빈을 讚함

Redwall 2009. 4. 26. 07:12

1988년에서 1992년까지 한국 가요계는 특정한 시기를 만나고 있었다. 청순한 외모와 탄탄한 가창력을 함께 갖춘 여가수들이 연속적으로 등장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상대적으로 드물었던 여가수 토양 위에서 등장하여 새로운 지평을 열었기에 더욱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청순 삼인방이라고도 불리웠던 그들의 이름은 이지연, 강수지, 하수빈이다.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이지연이다. 87년 '그때는 어렸나봐요'로 데뷔한 그녀는 금세 인기몰이에 나섰다. 그녀의 청순한 외모 때문에 잘 부각되지 않는데, 그녀의 음악은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발라드로 시작했지만 2집에서는 전영록의 영향을 많이 받은 세미 록(Rock)으로 흘러갔다. 이제는 리메이크로 인해 너무나도 유명해진 다음의 곡은 그러한 음악적 특징을 잘 나타내준다.


난 사랑을 아직 몰라 ('88)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최고의 인기곡인 '바람아 멈추어다오' 역시 빠른 비트의 음악이다.
그녀가 청바지의 캐쥬얼한 차림으로 이 노래를 부르곤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가요톱텐 5주연속 1위의 쾌거 달성 ('89)


물론 다소 느린 템포의 발라드 곡 중에도 뛰어난 곡이 많다.
1집에 수록되어 가장 많이 사랑을 받은 곡 '그 이유가 내겐 아픔이었네'이다.

그 이유가 내겐 아픔이었네('87)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던 그녀는 하지만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22살의 어린 나이에 결혼하여 미국행을 떠나게 된다.


뒤이어 등장한 가수는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강수지이다.
이지연이 전영록의 영향을 받았다면 강수지와 링크된 사람은 단연 윤상이다.
여가수가 드물던 당시의 세태에서도, 데뷔곡인 '보랏빛 향기'는 거의 국민가요 수준으로 엄청난 인기를 가져왔다.
 
보랏빛 향기('90)


강수지는 상대적으로 긴 활동을 통해 상당히 많은 수의 히트곡을 내었다. '시간 속의 향기', '친구에게', '내마음 알겠니', '혼자만의 겨울', '아름다운 너에게'와 같은 주옥같은 명곡들... 다음은 1집 수록곡인 '흩어진 나날들'

흩어진 나날들('90)


약 3년 정도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녀로부터 바톤을 건네받은 가수는 바로 하수빈이다. 
어떻게 이 시대에 이런 미모가 나왔을지. 
게다가 시대의 아이콘이기도 했는데, X세대는 하수빈과 서태지로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본방으로 보았던 기억이 나는 충격적인 데뷔영상이다. 처음 무대에 서서인지 완전 긴장한 모습~ㅠㅠ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기억할만한 노래.

노노노노노('92)

그녀의 비쥬얼을 썩히지 않고 이러한 세련된(당시 기준으로는) 뮤직비디오도 나왔다.

그대 나를 떠나가나요('93)


개인적으로는 세 명중 최고의 외모라고 생각이 된다. (물론 이지연도 0.01점 차이...)
다음의 영상을 보면 왜 그녀가 요정이나 공주로 불렸는지 알 수가 있다.

더이상 내게 아픔을 남기지마('92)


당시는 지금처럼 성형이 유행한 시대가 아니다. 이들이 당시 성형의혹을 받았다는 기사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말그대로 천연의 미모.  ㅎㄷㄷㄷ...
게다가 이들은 결코 뛰어난 외모만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다.
립싱크라는 것이 절대로 허용되지 않던 시대였고(단, 하수빈은 립싱크를 자주 했었다), 노래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각자가 개성을 지니고 가창력으로 무장한 '가수'로써 음악을 가지고 승부를 한 것이다.
비쥬얼은 사실 부수적인 것이었음에도, 워낙 뛰어난 그들의 외모 덕분에 가창력이 묻히는 것이 가끔은 아쉬울 때가 있다.

또한가지 공통점은 활동기간 동안 끊임없는, 지금으로 말하면 안티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이 시대에 인터넷이 있었다면 수많은 악플이...ㄷㄷㄷ;;
음반의 주 소비층인 젊은 여성들로부터 공세에 시달리던 한국 가요계는 결국
더이상 이러한 컨셉으로는 장사가 안된다는 점을 절감하면서 하수빈을 끝으로 청순가수의 맥이 끊겼고,
다소 강한 성향 혹은 4차원 성향의 여가수들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이후에 등장한 가수 중 이수영이 그나마 비슷한 이미지이지만 이들 삼인방의 포스를 따라잡기엔 너무나도 역부족이다.)

지금은 세 명 모두 음악, 방송계에서 일하고 있다.
과거에 아주 짧은 시간이었고, 어린 나이들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던 후광과
그들이 지니고 있는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작곡가, 작사가, 프로듀서 등으로 계속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화려했던 그들의 모습을 직접 접하고 열광할 수 있던 시대를 살아갈 수 있어서
꼬꼬마 초딩 시절이었어도 무척 행복했던 것 같다.

왜 요즘에는 이런 가수가 없는지...



P.S
이들의 외모는 셋 모두 다소 진부한 표현이지만 말그대로 '순정만화'에서 나온듯한 얼굴이었다.
개인적으로 한국 연예계는 이 배우가 나타날 때까지
거의 10년이 넘어가도록 한동안 이러한 성격의 외모를 얻기가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연정훈 Grrrrrrrr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