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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회 프랑스 월드컵 [1998]

Redwall 2008. 8. 10. 23:30
제16회 프랑스


 

 

(자료제공 : http://www.worldcup.co.kr)  

[16th France-1998]

우 승 팀

 프랑스

득 점 왕

 Suker(크로아티아, 6골)

대회기간

 6월10일-7월12일

개최도시

 파리, 생드니, 보르도, 렝스, 리용, 마르세유,  몽펠리에, 낭트, 생테티엔, 톨루즈

참 가 팀

 32개팀(자메이카, 일본, 크로아티아, 아르헨 티나, 콜롬비아, 잉글랜드, 튀니지, 루마니아, 이란, 미국, 유고, 독일, 한국, 벨기에, 멕시코, 네덜란드, 불가리아, 파라과이, 나이지리아,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덴마 크, 프랑스, 사우디아라 비아, 오스트리아, 칠레, 카메룬, 이탈리아, 브라질, 스코틀랜드 모로코,노르웨이)

총 골수/평균 골

 171/2.67

총 관중/평균관중

 2,785,100/43,517(명)

결 승 전

 프랑스 3 - 0 브라질

3-4위전

 크로아티아 2 -1 네덜란드

준결승전

 브라질 1 - 1 네덜란드 (승부차기 브라질 4-2 승리)
 프랑스 2-1 크로아티아

[Summary]

본선 진출팀을 32개팀으로 늘린 월드컵이었다. 전력이 평준화되어 기존의 축구 강자들이 탈락하거나 간신히 승리하는 등의 이변들이 있었다.

유고연방에서 독립한 신생국 크로아티아가 첫 출전하자마자 3위를 차지했다. 월드컵을 주창한 줄 리메의 조국인 프랑스가 강팀들을 연파하면서 20세기 마지막 월드컵의 주인공이 되었다

[Stars]

지네딘 지단(프랑스)

알제리계의 프랑스인으로 프랑스가 1998년 월드컵을 우승하는데의 일등 공신


[98 프랑스 월드컵 대회 총평]



-기술 + 체력 + 조직력의‘컴팩트 사커’대 유행-

비바 프랑스! 개최국 프랑스가 대회 2연패 및 통산 5회 우승을 노리던 세계최강 브라질을 3-0으로 완파하고 사상 처음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프랑스는 선수전원이 화려한 개인기와 강력한 체력, 완벽한 공수 조직력을 선보이면서 개인기에만 의존한 브라질에 예상외의 대승을 거뒀다. 또한 처녀 출전한 크로아티아는 강팀들을 연파하고 3위를 차지해 전세계 스포츠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파워사커의 대명사들도 좋은 경기를 펼치며 호평을 받았다.

반면 전통 축구 강국들인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등은 선전했지만 아깝게 4강 문턱에서 좌절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전체적으로 전통 축구 강국들이 몰려있는 유럽과 남미의 팀들이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북중미의 멕시코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를 제외하곤 '축구 제3세계' 국가들 중에서 한 팀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해 유럽, 남미 대륙과 큰 수준 차를 확인시켜 주었다. 그리고 스타 플레이어들의 부침(浮沈)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단, 오언, 히바우두, 수케르, 오르테가 등이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반면 로베르토 바조, 마테우스, 발데라마 등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정들었던 대표팀 유니폼을 벗게됐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새로운 전술이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기존의 시스템이 서로 융화되면서 기술과 조직력, 체력이 '3위 일체'를 이루는 컴팩트 축구가 대세를 이뤘다. 수비 면에서는 혼합형 존디펜스가 크게 성행한 반면 고전적인 맨투맨은 퇴조 현상을 보였다. 또한 미드필드와 공격진의 활동 반경이 4년 전 보다 훨씬 넓어지고 빨라졌다는 게 특징이다.

4년 뒤 한일 공동 월드컵에서는 이러한 현상들이 훨씬 심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이번 월드컵은 64경기를 치르며 1백 71골이 터져 게임 평균 2.67골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94 미국 월드컵의 2.71골에는 약건 못 미치지만 90 이탈리아 월드컵의 2.21 골에 비하면 훨씬 높은 것이다. 그리고 심판들의 엄격한 룰 적용으로 경고 2백 50회, 퇴장은 22명이 받은 것으로 나타나 역대 대회 중 심판의 휘슬 소리가 가장 많이 울린 것으로 평가됐다.

냉엄한 승부의 세계가 연출해낸 모습들은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파란과 이변, 희비의 쌍곡선을 그리면 전 지구촌을 한 달간 뜨겁게 달궜던 98 프랑스 월드컵은 막을 내렸고 4년 뒤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하는 21세기의 첫 월드컵이 세계 축구팬들을 맞이할 것이다.

⊙기술, 조직력, 체력의 '3위 일체' 이뤄야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향연 월드컵은 세계 축구의 최강팀들이 모여 지난 4년간의 모든 노력을 결산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한다. 끊임없이 창조적인 축구를 실천하기 위한 보다 희망적인 노력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같은 노력에 가치를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지향적이며 팬들을 즐겁게 하는 축구를 개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지난 7월 13일 폐막한 제16회 프랑스 월드컵은 갈수록 높아지는 월드컵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과 2천년 대 세계 축구의 흐름을 지배하게 될 축구 패턴이 완성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것은 바로 개인 기술과 조직력, 체력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컴팩트 사커'의 확립이다.

이 3가지 요소 중에서도 특히 개인 기술의 차이가 팀 성적을 좌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지난 94 미국 월드컵 때부터 이런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이번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는 게 세계 축구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번 대회 우승팀인 프랑스를 비롯해 준우승팀인 브리질. 4강에 진출한 크로아티아와 네덜란드, 8강에 오른 아르헨티나, 덴마크, 이탈리아, 북중미 축구의 대부 멕시코 선수들은 하나 하나가 뛰어난 개인가를 바탕으로 화려한 드리블과 정확한 패스, 빈틈없는 볼 컨트롤, 위력적인 슈팅을 선보였다.

선천적인 축구 재능에 어려서부터 좋은 축구 환경에서 볼을 차며 기본기를 완벽히 익힌 유럽, 남미 선수들이 다른 대륙 선수들을 압도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 정상급의 선수들은 개인기가 바탕이 된 상황에서 어떤 돌발 사태에 대해서도 즉각 맞대응을 할 수 있는 임기 응변 능력을 갖춰 생각하는 축구를 구사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개인기를 바탕으로 완벽한 조직력을 갖추고 수비와 미드필드진에 밀도 높은 짜임새를 보인 프랑스가 사상  최초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하겠다.

또한 한 달이 넘는 장기 레이스에서 체력 안배 또한 무시 못할 변수로 작용하기도 했다. 우승팀 프랑스는 파라과이와 연장전, 이탈리아와 승부차기까지 가면서 체력을 소모했지만 선수들의 컨디션 사이클을 결승전에 맞추면서 서서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면 우승을 노리던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와의 16강전에서 사투를 벌인 끝에 승부차기로 이겼지만 강력한 체력으로 밀어 부친 네덜란드에 고전하다가 베르캄프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8강에서 물러났다.

결국 월드컵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완벽한 개인 기술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며 그 바탕 위에 짜임새 있는 조직력과 강력한 체력, 그리고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임기 응변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게 입증됐다.

사상 처음 금빛 찬란한 월드컵에 입을 맞춘 프랑스는 모든 면에서 가장 완벽한 팀이었다. 7경기를 치르며 6승 1무, 15득점, 2실점의 근래 보기 드문 성적표를 내면서 완벽한 우승 레이스를 펼친 것이다. 프랑스는 선수 개개인의 실력이 단연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노장과 신예, 흑인 선수와 백인 선수들간의 팀워크도 최고였다.

⊙최강팀 프랑스의 완벽한 우승 레이스

GK 바르테즈는 팀의 '수호신'답게 결정적인 선방을 보이면서 든든하게 골문을 지켜줬다. 또한 경고 누적 및 퇴장으로 결승전에서 많은 활약은 못했지만 중앙 수비를 담담했던 블랑과 드사이는 세계 최강의 콤비로 상대 선수들의 골마우스 진입을 철저히 차단하면서 기습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찬스를 만들어 나갔다. 튀랑은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에서 2골을 뽑아내 승리의 주역이 되면서 세계 최고의 오른쪽 윙백으로 자리잡았다.

미드필드를 살펴보면 프랑스의 화려함이 더욱 빛나게 된다. 수비형 미드필더 데생은 팀의 주장으로서 동료들을 이끌며 완벽한 경기 전개력을 보였고 오른쪽의 카랑부, 왼쪽한 경기 전개력을 보였고, 오른쪽의 카랑부, 왼쪽의 프티는 타이트한 수비와 정확한 패싱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꼴 미드필드진의 가장 앞쪽에 위치했던 지단은 이번 대회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로 자리 매김 했다는 평이다.

플레이메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화려한 개인기와 드리블, 정확한 패스로 팀을 리드했고 결승전인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는 전반전에 헤딩으로 2골을 터뜨려 조국 프랑스에 우승컵을 안겨준 일등공신이 됐다."진정한 스타는 큰 경기에 강하다는 말이 있다. 지단은 준결승까지 단1골도 기록하지 못해 아쉬움을 줬지만 결승전에서 선취골과 추가 골을 터뜨려 부진을 보인 브라질의 호나우도와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프랑스가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수비진과 세계 최강의 미드필드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반면 기바르시, 뒤가리 , 앙리 , 트레제게 등이 번갈아 가며 등장한 공격진은 심각한 골결정력 부족을 노출하며 언론의 호된 비판을 받아야했다. 프랑스의 스트라이커 부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전문가들이 지적한 사항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번 입증 됐다. 2002 월드컵에서 수성(守成)을 노리는 프랑스로서는 특급 스트라이커를 발굴하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준우승에 머문 브라질은 경기마다 심한 기복을 보이며 불안정한 모습을 노출했다. 개막전인 스코틀랜드전, 첫 번째 패밸르 당한 노르웨이전, 선취골을 뺏긴 덴마트전, 그리고 승부차기 끝에 겨우 승리한 네덜란드전에서 브라질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 등번호 10번 히바우두, 노련한 스트라이커 베베투 등 막강한 공격 라인을 보유했던 브라질, 그러나 브라질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수비 조직력에 있었다.

브리질은 우승팀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포백(Four backs)의 존디펜스를 구사했다. 그러나 오른쪽 윙백 카푸와 왼쪽 윙백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자주 오버래핑에 가담했는데 공격이 차단될 경우 이 선수들의 뒷자리가 빈 공간으로 남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띄었다. 결국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이 제대로 안돼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고 7경기동안 무려 10골이나 상대팀에게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브라질은 수비 조직력에 치명적 결함

특히 축구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사항은 취약한 중앙수비였다 94미국 월드컵 때는 아우다이르와 마르시우산토스가 중앙 수비를 맡았고 이번 대회에서는 아우다이르와 주니오르 바이아누가 센터백 위치를 담당했다. 아우다이르는 4년전에 비해 체력적으로 노쇠한 기미가 역력했고 바이아누는 경험 부족으로 산토스에 비해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미국 월드컵 때 7경기동안 3실점만 했던 브라질이 이번 대회에서는 무려 10골을 내주며 고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우승팀 프랑스와 함께 이번 대회에서 가장 찬사를 받아야할 팀은 바로 크로아티아다. 구유고 연방에서 분리 독립된 후 처음 월드컵 무대에 등장했지만 강팀들을 차례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1차 리그 H조에서 2승 1패를 기록, 3승의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로 16강에 진출한 크로아티아는 루마니아를 1대0으로 꺾은 뒤 '게르만 전차' 독일을 3대0으로 대파해 전세계를 경악케 만들었다.

준결승에선 우승팀 프랑스에 패해 물러났지만 3,4위전에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에 효과적인 경기 운영을 하며 2대1로 승리했다.

아직까지 내전의 상처가 남아있는 인구 4백 50만의 소국 크로아티아가 3위에 오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그 뿌리는 바로 유고에서 찾아야 한다. 독립하기 전까지 유고 소속으로 뛰었던 젊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이번 대회 돌풍을 일으킨 주역들이다.

6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수케르, 왼쪽 윙백 야르니, 플레이메이커 보반, 공격형 미드필더 플로시네츠키 등이 유고 대표로 90 이탈리아 월드컵에 출전했고 87년 칠레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는 안드레아스 묄러가 이끄는 서독 대표팀에 승리를 거둬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은 또한 서유럽의 명문 프로팀에서 활약하며 선진 축구를 직접 체험해 세계 축구의 흐름을 꿰뚫고 있다는 것이 큰 어드밴티지로 작용했다. 그리고 해외에 진출한 스타 플레이어들을 모아서 조직력있는 팀으로 조련한 것은 명장 블라제비치 감독의 몫이었다. 그는 'Mr.Football'이라는 닉네임답게 팀을 맡은지 2년만에 유럽 선수권대회에서 팀을 8강으로 이끌었고 2년 뒤인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기어이 '일을 저지르며'3위로 도약하는 놀라운 용병술과 전술 구사능력을 보였다.

여기서 선수들의 뜨거운 애국심과 강인한 투지로 독일을 완파하고 정상권에 오르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크로아티아, 네덜란드로 인상적인 경기 펼쳐

1차 리그 E조에서 한국에 치욕적인 패배(5-0)를 안겼던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의 선전도 눈에 띈다. 네덜란드는 벨기에, 멕시코와 무승부를 기록하고 스트라이커 클라이베르트가 퇴장 당하는 등 초반 한때 고전했지만 갈수록 조직력과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유럽 정상권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치른 8강전과 브라질과 맞 대결한 준결승전에서 70년대 토털사커의 원조다운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명승부를 펼쳤다. 유럽 최고의 GK로 발돋움한 반데르사르, 수비진의 중심인 프랑크 데부르와 스탐, 미드필드의 플레이메이커 다비즈, 번개같은 스피드의 윙플레이어 오베르마르스, 현란한 개인기와 천부적인 득점 감각을 보여준 스트라이커 베르캄프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4강에 오른 팀들은 선수 개개인이 모두 최고의 기량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네델란드 등은 컴팩트한 조직력까지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 단지 브라질의 경우 결승전에서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 자갈로 감독의 전술 부재, 그리고 조직력의 미비 등이 겹쳐 졸전을 치러야 했다.

그리고 대회 도중에 탈락했지만 남미축구의 거인 아르헨티나, 유럽의 축구 천국 이탈리아, 유럽의 '붉은 폭풍' 덴마크, 파워사커의 대명사 노르웨이, 예상을 뒤엎고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파라과이, 북중미 축구의 대부 멕시코, '축구 종가' 잉글랜드 등은 축구팬들과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아르헨티나는 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의 주역들이 대거 성장해 이번 대회에서 우승까지 노리는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잉글랜드와 격전을 치른 뒤 네덜란드와 맞붙어 체력에서 밀려 탈락하고 말았다. 천재 스타라이커 바티스투타는 자메이카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5골을 터뜨렸지만 8강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독점 행진이 멈추는 아쉬움을 남겼다.

94 월드컵 준우승팀인 이탈리아는 특유의 카테나치오 수비진을 앞세워 승승장구했지만 준준결승에서 프랑스와 승부차기 끝에 패해 물러났다. 이탈리아는 이로써 3회 연속 PK로 물러나는 불운의 팀이 됐다. 90년에는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패했고 94년 엔 결승전에서 브라질에 승부차기로 패해 우승의 꿈이 좌절됐었다. 4년전 PK를 실축해 슬럼프에 빠졌던 로베르토 바조는 2골 2어시스트로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이탈리아 리그의 '샛별' 디비아조가 실축하는 바람에 우승의 꿈을 접어야했던 이탈리아. 4년후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북유럽의 축구강국 덴마크와 노르웨이도 이번 대회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덴마크는 1차리그 C조에 속해 1승 1무1패로 겨우 1라운드를 통과했지만 16강전에서 96 애틀랜타 올림픽 우승팀인 나이지리아를 4대1로 대파했고 8강전에서도 강호 브라질에 선취골을 터뜨리면서 선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유럽 정상급 GK 슈마이켈, 형제 공격수인 미하엘과 브라이언 라우드룹의 활약이 돋보였다.

⊙파워 앞세운 노르웨이, 덴마크도 선전

노르웨이는 지난해 친선경기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브라질을 격파해 브라질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노르웨이는 1차 리그 A조 모로코 및 스코틀랜드와의 게임에선 평범한 경기를 치르며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브라질과의 3차전 때 두터운 수비에 이은 기습 작전을 구사해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대형 스트라이커 토레 안드레 플로의 기량은 단연 뛰어났다는 평이다.

파라과이는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 '죽음의 조'라는 D조에서 나이지리아를 3-1로 격파, 스페인을 제치고 16강에 진출하는 선전을 펼쳤다. 파라과이가 16강에 오르리라고 예상한 전문가나 팬들은 극히 드물었는데 GK칠라베르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비진이 팀의 원동력이었다. 파라과이는 16강전에서도 우승팀 프랑스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지만 수비수 로랑 블랑에 골든골을 내줘 무릎을 꿇었다.

한국이 월드컵 1승의 제물로 생각했던 멕시코, 그러나 북중미 축구를 대표해 왔던 멕시코는 한국이 생각하듯 그렇게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아스페, 라미레스가 이끄는 미드필드진은 자로 잰듯한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고 최전방에 포진한 '금발 폭격기' 에르난데스의 득점력은 이번 대회 정상급의 수준이었다 멕시코는 한국에 역전승을 거둔 뒤 벨기에, 네덜란드를 맞아 초반에 2실점 한 뒤 무서운 정신력을 앞세워 동점을 만드는 끈기를 보였고 16강전에서도 '게르만 전차' 독일을 맞아 우세한 경기를 펼치면서 선취골을 따냈지만 비어호프의 공중 폭격을 막아내지 못해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8년만에 본선에 진출한 잉글랜드는 일부 전분가들로부터 우승후보로까지 꼽혔지만 아르헨티나와의 승부차기에서 패해 도중하차하고 말았다. 그러나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와 잉글래드의 전설적 스타 보비 찰튼이 극찬한 18세의 신예 마이클 오언을 발견한 것은 최대의 수확이라는 평이다. 오언은 체격은 작지만 번개같은 스피드, 상대수비 3∼4명을 가볍게 제치는 화려한 드리블, 천부적인 득점 감각을 지닌 선수로 향후 세계 축구 최고의 슈퍼스타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번 대회에서도 개인기와 조직력, 강력한 체력을 고루 갖춘 유럽과 남비의 팀들이 상위권을 독점했는데 아직까지는 제3세계 팀들의 월드컵 4강 진출은 힘에 부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 가운데서도 아프리카 팀들은 어느 정도의 가능성은 보여줬지만 아시아 팀들은 현격한 수준차를 드러내 축구 수준이 가장 뒤쳐졌다는 평을 받았다.

아프리카는 78년에 튀니지가 멕시코를 상대로 최초의 1승을 거둔 이래 꾸준한 발전을 해왔다.

82년에는 알제리(2승1패)와 카메룬(3무)이 선전을 펼쳤고 86년에는 모로코가 1승 2무를 기록하면서 조1위로 16강에 진출한 적이 있다. 90년엔 카메룬이 강팀들을 연파하면서 '8강 기적'을 일궈냈고 94년엔 나이지리아가 16강에 올라 이탈리아가 연장 접전을 치르면 호평을 받았었다. 때문에 프랑스 월드컵 개막 전(前)만해도 아프리카 팀 중 1∼2팀은 8강까지 갈 것이라는 분석을 했는데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나이지리아만 D조 1위로 16강에 올랐지만 복병 덴마크를 만나 1대4로 대패하면서 귀국했다.

나이지리아 선수 개개인의 실력은 브라질이나 프랑스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지만 너무 잦은 감독 교체, 팀워크 부재, 군부 실력자 사니 아바치 장군의 급서 등 악재가 겹치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자질이 아주 뛰어나고 젊기 때문에 팀을 정비한다면 다시 한번 돌풍의 주역이 될 가능성도 있다.

 ⊙아프리카 팀 중에선 모로코와 카메룬 돋보여

아프리카의 본선 진출 5개팀 중 가장 인상적인 경기를 펼친 팀은 모로코와 카메룬이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의 마라도나'라는 하지의 플레이메이킹을 바탕으로 선수 전원이 화려한 개인기와 정교한 패스, 빠른 공수 전환을 보여줬다. 1차 리그 최종전에서 스코틀랜드를 3-0으로 대파했지만 같은 시각 다른 경기장에서 치러진 브라질과 노르웨이의 경기에서 노르웨이가 승리하는 바람에 아깝게 탈락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또한 카메룬도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칠레에 다 이긴 경기를 주심의 판정 미스 때문에 날려버린 억울한 케이스였다. 당시 주심은 카메룬의 완벽한 2골을 모두 무효 처리했는데 나중에 비디오 판독 결과 오심이었다는 게 판명됐다. 카메룬은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참패한 이후 대폭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해 이번 대회에 임했다. 젊은 중앙 수비 콤비 칼라와송, 공격형 미드필더 창고, 최전방 공격수 조셉 조브 등은 2002월드컵에서도 주역으로 활약할 것이다.

아프리카 팀들이 어느 정도의 가능성이라도 보여준 데 비해 아시아 국가들은 여전히 수준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런 가운데서 처녀 출전한 일본은 비교적 좋은 경기를 펼쳤다. H조에서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 대회 3위에 오른 크로아티아 등 강팀들을 상대로 당당히 맞서며 자신들의 축구 스타일을 밀고 나가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일본은 수비에서 존디펜스와 맨투맨을 효과적으로 혼합해 사용해 상대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을 차단했고 공격 시에는 정교한 쇼패스와 고감한 종패스를 구사하면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 대회에서 플레이메이커를 담당했던 나카타는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떠오르면서 서유럽 프로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많은 팀들이 전문가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데 비해 아시아의 한국과 유럽의 독일은 사상 최악이라는 혹독한 비판을 들어야했다.

한국은 가장 기본적인 개인기에서 현저하게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차범근 감독의 선수 기용 미스, 전술 부재, 거기에 투지마저 실종된 상황으로 멕시코와 네덜란드에 참담한 패배를 당했다. 결국 대회도중 감독 경질이라는 '극약 처방' 끝에 벨기에 전에서 무승부를 이끌어내면서 체면치레를 했지만 최초의 본선 1승과 16강 꿈은 또 다시 4년 뒤로 미뤄야 했다. 한국은 그 동안 '전가의 보도'처럼 여겨온 스피드와 투지의 축구만 가지고는 기술 축구가 판치는 세계 무대에서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개인기 없이는 전술도, 조직력도 전혀 발휘될 수 없다. 그동안 아시아 최강팀이라는 자기 최면에 빠져 있었지만 이제는 일본과 이란에 완전히 선두 자리를 내준만큼  새로 시작하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세계 축구 흐름 외면한 한국과 독일은 몰락

그 동안 유럽 축구의 최강 팅으로 군림해 왔던 독일의 몰락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은 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전혀 세대 교체가 안된 상태에서 8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참담한 패배로 귀착됐다. 4년 전 미국 월드컵에서는 불가리아에 역전패하며 4강 진출이 무산됐던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는 크로아티아에 치욕적인 패배 (0-3)을 당하며 유럽 축구를 선도해왔던 명성에 먹칠을 했다. 마테우스 클린스만, 헤스러, 묄러 등 30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독일은 노련하지만 활력이 없었고 체력적으로도 많은 부담을 가져야했다.

매 월드컵마다 노장과 중견, 신인들이 고루 포진해 원활한 세대 교체를 해왔던 독일이지만 포그츠 감독 취임 후 전임자 베켄바워가 쓰던 선수들을 그대로 기용했는데 결과는 실패였다. 독일로서는 이제 2000년 유럽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엔트리 대부분을 20대 초·중반의 어린 선수들로 대폭적인 교체를 단행해야할 시점이다. 갑작스러운 세대 교체가 큰 부담을 주겠지만 94년과 98년 두 번의 월드컵에서 실패한 것을 교훈 삼아 많은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각 팀들 못지 않게 스타 플레이어들의 부침(浮沈)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숱한 화제와 명승부 속에서 선수들의 빛과 그림자도 뚜렷하게 엇갈렸다는 평이다.

프랑스 우승의 1등 공신인 지단 잉글랜드의 18세 천재 소년 오언,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폭발적인 날개 오베르마르스, 브라질이 등 번호 10번 히바우두, 아르헨티나의 공격형 미드필더 오르테가, 노르웨이의 대형 스트라이커 T.A플로, 칠레의 스트라이커 살라스, 파라과이의 '이색GK' 칠라베르, 일본의 플레이메이커 나카타 등은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2002 월드컵에서도 기대를 모으는 스타 후보로 자리를 굳히게 됐다.

이들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스타는 잉글랜드의 오언이다. 펠레와 보비찰튼이 이구동성으로 오언에 대해 '2천년대의 축구황제가 될 것'이라며 극찬을 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에서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킥을 유도해내고 상대 수비수 3명을 제치며 오른쪽으로 40여m 단독 드리블 한 후 반대쪽 골포스트로 다이렉트 슛을 성공시킨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오언의 소속팀인 리버풀에서도 "돈 액수에 관계없이 무조건 그를 잡아둘 것"이라고 공언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탈리아, 스페인의 부자 클럽들이 그를 놔둘지는 의문. 벌써부터 몇몇 구단에서 천문학적인 이적료로 그를 유혹하고 잇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오언과 지단 '신(新)축구황제'로 자리 굳혀

 '미셸 플라티니의 후계자'라는 프랑스의 10번 지단도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1차 리그 C조 경기에서 퇴장을 당해 2게임을 못 뛰었지만 8강전부터 프랑스팀 '필드의 지휘관'으로 나왔고 결승전인 브라질전에서는 전반전에 헤딩으로 2골을 터뜨려 사상최초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그 동안 지단은 유럽 최고의 미드필더라는 평을 받아왔는데 월드컵 우승으로 이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한 단계 올라섰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100m를 10초대에 주파하는 '인간 탄환' 오베르마르스(네덜란드)의 활약도 돋보였다. 그는 원래 죄우 날개인 필립코쿠나 로날드 데부르의 백업 멤버였지만 주전 선수들보다 더 많은 활약을 했다는 평이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휘저은 뒤 베르캄프, 클라이베르트 등 공격수들에게 많은 찬스를 공급했다. 준결승전인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가벼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게 네덜란드로서는 무척 아쉬운 한판이었다. 펠레- 히벨리누-지코로 대물림돼온 브리질 대표팀 등 번호 10번을 이어받은 히바우도, 넓은 시야, 화려한 드리블과 볼 컨트롤, 날카로운 패스, 폭발적인 왼발 슈팅을 구사하며 주목을 끌었다. 90 이탈리아 월드컵 때의 바우도나 94 미국 월드컵 때의 마징요에 비해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르헨티나의 오르테가는 이번 대회를 통해'마라도나의 후계자'로 확고한 위치를 구축했다. 94미국 월드컵 때 마라도나가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을 보여 선수 자격을 박탈당하자 바로 그의 위치에 투입돼 지난 4년간 아르헨티나 대표팀 부동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볼이 발에 붙어다니 듯 현란한 드리블링과 상대 수비를 한순간에 무력화시키는 필살의 어시스트, 천부적인 득점감각을 지녔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대회서도 브라질을 격침시킨 북유럽 파워 사커의 대명사 노르웨이에는 토레 안드레 플로라는 대형 스트라이커가 탄생했다. 193㎝,86㎏의 큰 체격에 타점 높은 헤딩슛이 트레이드 마크지만 그에 못지 않게 발 재간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칠레의 '킬러 스트라이커' 살라스의 득점력도 빛을 발했다. 비록 16강전에서 브라질을 만나 탈락했지만 살라스는 이 대회에서 4골을 터뜨리며 세계적인 공격수로 우뚝 섰었다. 동료 미드필더들의 움직임과 패싱 루트를 미리 파악하고 공간을 선점해 찬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트라이커다.

파라과이의 GK칠라베르는 프랑스 월드컵을 통해 세계 정상의 수문장으로 자리를 굳혔다. '죽음의 조'라는 D조에서 불가리아, 스페인의 파상 공세를 온몸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 최강팀 프랑스에게는 1골씩만 허용하는 놀라운 방어 능력을 선보였다. 65년생으로 올해나이 33세지만 GK의 포지션 특성상 2002년 월드컵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일본의 'X세대' 미드필더 나카타도 세계적인 플레이메이커로 떠올랐다. 처녀 출전한 일본이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등 남미와 유럽의 강호들을 상대로 선전한 것도 그의 역할 때문이었다. 젊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침착한 경기 운영을 한 그는 현재 서유럽 명문 프로팀들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

⊙바조, 마테우스, 발데라마 등 아쉬운 은퇴

그러나 월드컵 5회 연속 본선에 출전한 독일의 마테우스는 최장 플레이 시간(2천88분) 신기록을 가슴에 안은 채 은퇴를 결정했다. 또한 94년 미국 대회 한국전에서 멋진 터닝슛을 터뜨렸던 클린스만도 '전차 군단'과 이별을 결정했다.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바조도 영욕의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다. 그는 94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PK를 실축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2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재기했다.

그러나 믿었던 후배 디비아조가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PK를 실축해 탈락하면서 더 이상의 월드컵 출전은 불가능해졌다. 또한 덴마크를 8강까지 이끌었던 라우드룹 형제, 대회 최고령 선수(40세)인 스코틀랜드의 GK 레이턴, 콜롬비아의 주장 발데라마, 월드컵에 5회 출전한 벨기에 미드필더 발데르엘스트, 유고의 플레이메이커 스토이코비치 루마니아의 공격형 미드필더 하지, 불가리아의 영웅 스토이치코프 등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게됐다.

한편 월드컵 개막 직전 '빅4' 스트라이커로 관심을 모았던 호나우두(브라질),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 베르캄프(네덜란드), 시어러 (잉글랜드)의 명암도 엇갈렸다. 이들은 명성에 걸맞게 화려한 개인기와 '촌철살인'의 득점력으로 골을 터뜨렸지만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프랑스에게 넘겨줘 아쉬운 가운데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특히 바티스투타는 자메이카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대회 초반 4경기 동안 5골을 몰아쳐 '6골 징크스'를 깨뜨릴 수 있는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떠올랐지만 소속팀이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패하는 바람에 꿈을 접어야 했다.

반면 크게 주목을 못 받았던 수케르는 조국 크로아티아를 3위로 이끌면서 고비 때마다 결승골을 터뜨리며 6골을 기록해 득점왕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올해 30세로 2002 월드컵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세계 축구사에 그의 이름을 화려하게 수놓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크게 성공한 셈이다.

꿈의 축구 향연 월드컵, 승패의 희비는 곧 잊혀지겠지만 기록은 영원히 남게 된다. 98 프랑스 월드컵은 참가팀 수가 32개국으로, 경기수가 64게임으로 늘어나 어느 때보다도 울고 웃는 승부의 명암이 진하게 엇갈린 가운데 많은 기록을 쏟아냈다.

⊙출전 팀 수, 경기 수 늘어 각종 기록 쏟아져

개최국 프랑스는 4번의 도전 끝에 정상에 올라 통산 7번째 우승국 대열에 합류했는데 대회 기간중 단 2실점만을 허용해 역대 우승국 중 최소실점 기록(종전3실점)을 세웠다. 그리고 브라질이 54년이후 처음 결승전에서 패한 것과 처녀 출전국 크로아티아가 강팀들을 연파하면서 3위에 오른 것도 '깜짝 뉴스'였다.

이번 대회는 64경기를 치르며 1백 71골이 터졌다. 게임당 2.67골이 나온 셈인데 이는 94미국 월드컵의 2.71골에는 못 미치지만 90 이탈리아 월드컵의 2.21골에 비하면 훨씬 많은 점수가 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슈팅 수는 1천 8백 81개, 게임당 29.4개였고 이중 골문 안으로 정확하게 슛한 횟수는 8백 91개(게임당 13.9개0나 됐다.

이번 대회는 또 선수 보호와 공격 축구 유도라는 명분으로 백 태클이 금지된 첫 대회였다. 이에 따라 결승전에서 프랑스의 드사이가 퇴장 당하는 등 어느 대회보다도 레드카드가 많이 나왔다.

총 22명이 레드카드를 받았는데 이는 94년의 15명, 90년의 16명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숫자다. 또한 옐로 카드는 결승전에서만 6장이 나온 것을 비롯, 무려 2백 50장이 쏟아져 게임당 3.91장의 경고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역대대회 최다 페널티킥 골(17골)과 최다 자책 골 타이(4골)기록이 나와 이채를 띄었다.

총관중수는 모두 2백 77만 5천 4백명으로 경기당 평균 4만 3천 66명의 축구팬이 게임을 관전했다 최다 관중 동원 게임은 생드니 구장에서 열린 네덜란드-벨기에의 1라운드 경기 등 6경기로 모두 7만 7천명이 입장했으며 최소 관중 경기는 홈팀 프랑스와 파라과이의 16강전으로 2만 9천 8백명이 지켜봤다. 프랑스와 브라질이 결승전에는 7만 4천명이 입장했다. 이는 1라운드 최다 관중 경기보다 약 3천명 정도가 적은 숫자인데 주최측에서 부족한 기자석을 임시로 만들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였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도 몇 가지 징크스가 재연돼 눈길을 끌었다.

◐개최 대륙 우승 징크스

◐득점 왕은 6골

◐승부차기는 먼저 차는 팀이 이긴다.

◐유럽 선수권 대회, 코파아메리카 우승팀은 그 뒤에 바로 열리는 월드컵에서 한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는 것 등이다.

96년 유럽 선수권 대회 우승팀인 독일은 크로아티아에, 97년 코파아메리카 우승팀 브라질은 프랑스에 각각 나란히 0-3으로 완패한 것도 이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