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정의를 말하지 않는 사회
Redwall
2008. 7. 1. 07:54
EBS 수능 윤리강사 이현.
10년도 더 전에 이 강사의 방송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일부 까이고 있는 강사이긴 하지만, 이런 윤리 및 정치사회수업은 꽤 들을만 하다.
이게 진짜 교육이라는 것일지도 모르지...
왜 우리 역사에서 건국준비위원회, 반민특위, 민족일보, 사상계, 민청학련이라는 이름은 찾아볼 수 없던 걸까.
그러한 사회에서 정의라는 이름을 말하기조차 부끄러워하는 세태는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당연한 귀결일 뿐.
우리 민족은 현대사 속에서 몇 번의 혁명을 거쳤지만,
그 어떤 것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진정한 물결을 가져오지 못하였다.
위기 때마다 모습을 바꾸어 영합해 왔던 그 지긋지긋한 자들과
또 그들을 옹호하는 나팔수들의 활약으로 인하여
우리 사회는 정의라는 것을 희생해야만 했다.
난 노무현이 그 가능성을 일궈낼 거라고 기대했다.
그가 주창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뛰었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는 그러한 사회를 거의 이룰 뻔 했지만, 아니 좀더 명확히 말하자면 이루려고 노력할 뻔 했지만,
역사의 무게는 그의 의도 그리고 그의 노력을 짓누르고 또 변질시켜왔을 뿐이다.
어찌 보면 그도 두려움을 끝내 떨쳐버리지 못했던 가련한 역사의 희생자 중 하나였을 뿐.
답답한 이 시국에 결국 교육만이 희망일 텐데,
청년들이 더이상 정의를 말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에게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