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보기
난생처음 건강검진
Redwall
2008. 8. 5. 12:53
회사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동생과 함께 받고 왔다.
(본인은 무료, 동반인은 25만원 내라더라...원래는 40만원)
대장내시경을 신청해서 전날 오후내내 화장실에서 살았다. 아놔...ㅅㅂ
여의도 KMI에서 받고 왔는데 시간이 늦을까봐 택시를 타고 갔다. SK증권 14층에서 18층까지 쓰고 있더군.
아침 7시 50분쯤에 도착해서 17층으로 갔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바글바글...
가자마자 문진표와 채변 제출하고 환복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는지라 다른 사람들이 있는 새파란 가운이 아니라 엉덩이가 터진 채로 찍찍이로 막아놓은 녹색바지와 옥색 빛깔 가운을 입게 되었다. 사람들이 내가 대장내시경 받으러 온 줄 다 알았겠지...
피뽑고 시력,청력검사 등등 기초검사를 했다.
청력검사 할 때는 소리가 나는데도 버튼을 안눌러서 한소리 들었고,
폐활량 검사때도 세게 안분다고 쿠사리먹고 다시 불었다. ㅠㅠ
몸무게가 좀 빠졌는데, 장청소를 해서 그런지...잘 모르겠다. 다행히 체질량, 근육량, 복부 등은 다 정상..
신체나이가 30으로 나온다. 대략 정상이군. 흠...
검사받을 때 중앙에 쇼파가 놓인 큰 홀이 있고 사방에 검사하는 조그만 방들이 붙어 있다.
검사 하나가 끝나면 홀에서 대기하다가 이름이 불려지면 검사실로 들어가서 검사하고 다시 홀로 나와서 대기하고 하는 식이었다. 그러다 회사 동기도 만났는데, 뻘쭘했다. 둘다 검진 때문에 일부러 공가로 휴가내고 왔다고 하며 마주보고 ㅋㅋㅋ그랬다.
초음파를 하는데 다른 곳은 잘 모르겠고 전립선에 석회가 조금 있댄다. 문제될 정도는 아니라지만...
소변검사 하고 나니까 15층으로 내려가라고 한다. 대망의 내시경검사 시간이다.
내려가보니까 나 혼자 뿐이다. 뻘쭘하게 앉아 있으려니 귀엽게 생긴 간호사 아가씨가 소주잔을 내밀며 위활동을 억제시키는 약이라고 한다. 들이키고나서 준비실로 들어가니 안경쓴 간호사가 들어와서 자분자분하게 설명을 해주면서 팔뚝에다 주사바늘만 꼽았다.(몸뚱이는 빼고...)
내시경실로 들어가니까 의사가 간단히 몇가지 물어보고, 누워서 자세 잡으라고 한 다음에 간호사가 바늘에다가 앰플을 연결해서 연달아 세 방을 놓는다. 주사약이 잘 들어가지 않아서 조금 쩔쩔매곤 했지만, 결국 세 방을 다 놓았다. 그러고 한 5초 후에 완전 기절.
깨보니까 양호실 커튼 같은 곳에 둘러싸인 침대 위에 초반 자세 그대로 누워 있다.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 같아서 슬쩍 커튼을 들춰보니 옆침상 사람의 머리가 보여서 재빨리 닫았다. ㅋ
처음의 그 안경쓴 간호사가 와서 이것저것 살펴주고 얘기해준다.
이미 시술이 끝났댄다. 시간을 물어보니까 그 새 한시간도 넘게 지나있었다.
대장은 괜찮고 위에 염증이 조금 있다고 한다. 꽥.
인터넷에서 내시경 체험기를 여럿 찾아본 뒤 ㅎㄷㄷ하면서 잠을 못이뤘었는데 시술 마치고 나니 대장이고 목구멍이고 별다른 통증은 없다. 이 인간들이 제대로 한 거 맞는지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
다시 17층으로 올라와서 검사 몇가지를 더 했는데 몽롱한 상태로 받아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무사히 잘 끝냈던 거 같다. 검진 결과는 약 2주후 회사로 송부.
옷갈아입고 계산하고 난 다음에 다시 15층으로 내려와서 치과랑 피부과를 봤다.
치과에서는 충치 4개 진단을 받았다. 으악 웬 충치. 8살때 대거 치료한 이후 거의 20년만에 생긴 거 같다.
게다가 스케일링이라는 것도 처음 받아봤다. 아 조낸 찌릿찌릿해... 상콤했다.
피부과에서는 별이상 없었고 두피진단이란 게 3000원밖에 안한대서 추가로 받아봤다. ㅋㅋ
내가 전반적인 건성피부란다. 그동안은 별신경 안썼는데 앞으론 안면에 이것저것 많이 처발라야겠다.
오는 길에는 걍 버스타고 왔다. 근데 차 가져갔으면 정말 짧은 거리지만 좀 힘들었을 거 같다.
전날 점심에 흰죽한그릇 먹고 쫄쫄 굶어서 동생과 함께 보노보노에 가서 캐드링킹하고 왔다.
둘다 배터질지경 일보직전 상태로 뙤약볕 아래 힘겹게 집에 온 다음에 한숨 늘어지게 잤다.
- 끗 -